🍏 ADHD 누나를 두면 부처가 된다?! - “내동생 고맙다 🫶”

이 글은 동생에게 날리는 반성문과 같은 주절주절입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장난꾸러기 누나였다. 겉으로 얌전해 보이지만, 장난을 안치면 입에 가시가 돋았냐는 말을 매일매일 해주고 싶은 짱구 같은 사람이었다.

말실수를 해서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것도 기본이었고, 남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그럼에도 옆에 있어준 사랑하는 사람들 감사. 지금은 안.. 그럽디다.. 노력중.. 뇌에 힘주기..!!)

 

 
내동생은 나의 행동거지를 지켜보면서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생각해서 다행이다.
오히려 불안했을 것이다. 누나가 왜저럴까. 실제로 그런 말을 종종 했다.
나는 말로 이겨먹기 대회가 있다면 1등으로 우승할 자신이 있던 어린이였다.ㅋㅋ
내 기준에 어긋나는 조언이라던가, 잔소리라던가, 나의 자존감을 긁는 말이라던가.. 듣는 순간
불도저가 되어서 덤벼들었다. 왜 그렇게 말을 하시냐, 나에게 상처를 준다 당신!!!
 

동생은 나와 함께 성장하면서 황당함을 자주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놀자 저렇게 놀자며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놀이를 시작하자마자 나는 급 귀찮아져서 그만하자고 했었다.

(사촌동생들이 놀러 왔을 때도 나는 누워서 놀아줄 때가 대다수였던 거 같다.ㅋ)
 

 좋아하지도 않아 했던 여자애를 좋아한다며 공개고백을 해주기도 했다.🥲 
물론 개념이 덜 찬 딩초시절이라

(초등학생들이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당시 제가 ㅎ)

그랬다고 하지만, 당시에 상처받았을 어린 동생이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다. 그 외에도… 별 일들이 많다. ㅎ
장난도 잘치며 많이도 괴롭혔다.🙊

(가끔 추억팔이하다가 그 이야기를 하며 곤란했던 본인을 떠올리며 딥빡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지나고 나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엄청 강해졌다. 어른들의 푸시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내가 더 어른스러워지는 게 나의 환경에 적응하기에 알맞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압박도 많이 주고 검열도 많이 했다. 나의 습관이 동생에게도 그대로 전가되어서 동생을 힘들게 했었던 거 같다.
이 친구는 그냥 같이 으쌰으쌰 하고 싶었을 테지만, 나는 내가 더 앞서서 얘를 이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사서 걱정하고 잔소리를 했다. (어른들한테 배운 거 잘 써먹음)
 

 
고등학생시절에 동생의 일기를 훔쳐보고 눈물이 좔좔 났었다. 누나가 친구 같지 않고 어른짓거리 해서 꼴 보기 싫다는 내용이었다. ㅋㅋㅋㅋㅋㅋ 당시에는 너를 위해서 그런 건데, 하면서 서운했었다. (꼰머)
 

 
정말 제일 미안했던 건 첫 입시에서 붙은 대학을 등록하지 못하게 강력반대를 했던 것이다. 예대 진학을 위해서 지방이 아니라 서울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애매하게 배우지 말고 더 넓은 곳에서 제대로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특히 예술대학 친구들이 있어서 인프라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또한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재수를 했고, 방황도하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피부도 더 악화된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퇴사 후 제대로 취준을 준비하는 지금 시기에 비교하면 어린 동생은 더욱이 불안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본인이 정말 가고 싶던 대학에 들어가서 인정도 받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잘하고 있지만, 당시에 동생이 몇 년간 가졌을 마음고생이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간다.
 
나에게 누나라는 타이틀은 적성에 맞지 않는 듯하다. 너무 피곤하다. 나부터 잘해야 하는 사람인데 신경 쓸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나의 불안한 이 시기에, 방황하던 시절의 동생이 생각나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좋은 누나였을까? 싶은 생각이 종종 드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를 인내해 주고 이해해 주고 아껴줘서 고맙다.
어쩜 이렇게 잘생기고 착하고 멋진 동생이 있을까!! 나는 복 받은 누나야.
지금 동생이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고 있고 회복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픈 모습에도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잘생긴 내 동생이다. 
감사하다.
 

급마무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고 서로 아껴주세요 저도 아껴드리겠습니다

 

 

 

 

👇추천곡 : 우효 - 고슴도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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